두근두근 내인생
Posted 2011. 7. 8. 11:53김애란 작가는 기본적으로 박민규와 더불어 말빨이 정말 좋은 작가다.
문장이 화려하고 위트가 있으며 냉소적 태도를 항상 유지하면서도
어딘가 따스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게 그녀의 말빨의 힘이다.
이런 말빨로 긴 이야기를 한다,라-
이게 김애란의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에 대한 첫 기대였다.
그리고 김애란 작가는 부모에 대한 시선이 참 매력적이다.
두 권의 단편을 읽다보면 나오는 부모의 모습은
책임감 없지만 따뜻한 아버지와
항상 잔소리를 하지만 매번 뒷치닥거리는 하는 어머니로
매번 비슷하지만 때로는 소스라치거나 때로는 눈물이 날만큼 공감하곤 한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김애란의 필살기는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두번째 기대.
하지만 '두근두근 내인생'은 초반을 제외하고는 참 차분하고 무기력하다.
인물 설정과 갈등이 굉장히 극적이지만 설정된 시선 자체가
차분해서 그녀 특유의 말빨이 묻히다는게 참 아쉬웠다.
하지만 필살기인 부모에 대한 시선은 초반부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신나게 책을 넘길 수 있었다. 그래 이거야, 하며 무릎을 치며 말이지.
그렇다면 절반의 기대만 충족시켜준 소설인가?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은 내가 감상평조차 글로 쓰기 어려운
삶과 죽음에 대한 침착한 따뜻함이 있다. 좋다,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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