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젠가-

Posted 2005. 4. 29. 17:04
어제는 이놈에 몸둥이가 피곤했는지 귀가 칭칭거리길래-

약먹고 일찍 자서 간만에 개운하게 일어났어-

정말 기분좋은 기지개를 펴고 엄마랑 같이 통장에 돈을 빼려고 은행에 갔는데,


아 글쎄-

너무나 좁은 뒷모습에다가 허름한 옷을 두른 두 노부부가 은행창고 앞에서 의자를 사이에 두고 서 계시는거야.

요새는 장사가 잘 안되는 시기라서 돈 빼다가 말일 청산해야 되는데 그 노부부가 비켜야 말이지, 가뜩이나 오늘 할것도 많은데-

답답했지만, 별수 없이

뒤 쇼파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엿듣게 됐어



노부부와 은행원의 이야기를 간단히 말하자면 50만원 정도 대출받아야 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봐-

지점장까지 나와서 안된다고 그래도 노부부는 그냥 계속 서 계시는거야.

화도 안 내고 그렇다고 슬픈 표정은 더더욱 아니고 말야. 그냥 서 계시는거야.


50만원이 큰 돈이야?

그게 뭐길래 그 낡아버린 몸으로 차마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은행창고에

노 부부를 서 계시게 하는건데?


참- 그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야.


나도 언젠가

그 이유를 알게 될 쯔음,

저렇게 슬픈 표정지을 여력도 없어지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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