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도 못하는 것들.

Posted 2005. 10. 31. 22:19

NBA 선수라고는 마이클 조단밖에 모르고

코트 바닥에 닿을정도로 누워서 페이더웨이를 한다고 알고 있던 시절이였다.

한참 한국 농구를 보고 있는데 NBA카드를 모으는 형이 지나가다가

'유치하게 한국 농구보냐? 농구 보는 눈이 영 꽝이네.'라며

무책임한 말을 남기고 훌쩍 가버리자 그 시절에는 그게 왠지 멋져보였다.


다이나믹 듀오 2집이 나왔다. 첫 느낌은 좋지 않았지만

최자의 랩은 여전했기에 들을수록 손이 가는 곡들이 많아 개인적으로 만족.

허나 디씨 힙갤에서는 신나게 까이는 모습이 자주 보여서 자청하여 빠돌이 전향,

아낌없이 찌질거려주고 있는데 한 분이 올릴 글이 인상깊었다.

'우리나라에서 무슨 리듬이나 좀 타고 하이톤으로 랩하면 다 잘하는줄 알지?

아는 만큼 들리는 법이다. 힙합을 처음 접하면 MC몽의 랩이 최고고

점점 접하게 되면 슬슬 플로우와 라임이라는 개념도 생기고 되서

우리나라에 힙합 좀 한다는 얘들 노래 들으면서 열광하게 되겠지.

하지만 그 시기를 넘어서면 흑인이 만든 진짜 비트가 어떤건지 알게 될거다.

드디어 그때가 되면 귀가 뚫린거고 진찌 힙합을 듣는 리스너가 되는거지.'

글을 유심히 있고 나서 감흥은 어릴적과는 조금 달랐다.


물론 디트로이트의 공격에 스크린이 몇번이나 들어갔는지 못 보는 얘들이

NBA는 운동능력이나 좋은 얘들 모아서 농구로 쑈하는 거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큰 뉴에라와 올빽 포스를 신고 mp3로 이재원의 플로우를 감상하는 사람도 있다.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자기는 진정한 매니아마냥 행동하는 사람들은

주위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들로 인해서

그저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인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건 분명 문제다.


허재가 나래로 이적됐을 시절에 나는 PC에 TV송신기를 달고

캡쳐를 해 스크랩 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KBL에 미쳤었고

데이비드 잭슨이 화려한 클러치를 보여준 플레이오프 경기는

고3 보충수업 시간에도 몰래 1학년 교실에 가서 봐야 성이 찼었다.

그리고 요즘은 시범경기도 빠짐없이 다운받아서 보는 NBA 애청자다.

힙갤에 그분이 말한 수순과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허재 경기를 스크랩했던

그 시절이 전혀 부끄럽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때도 역시 즐겁게 농구를 봤고 만약 지금처럼 NBA 애청자가 되지 않았더라도

현재까지 그 정도의 선에서 역시 흥겹게 농구를 봤을테니까-


초심으로 돌아가보자.

당신도 분명히 장우혁 랩이 멋있어서 따라한적이 있었을테고

허동택 트리오에 환호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그들에게 환호하면서 당신들처럼 소위 매니아가 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저 그렇게 힙합을 즐기고 농구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항상 자신의 기준에서 당연히 매니아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미안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한가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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