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Posted 2005. 10. 26. 00:07![](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하루 안에 토막난 시간을 이용해서 비생산적인 생각을 자주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대부분이 지극히 과거 편향적이다.
회상이라는 개념보다는 좀 더 깊은 느낌인데
예를 들어 어떤 이들이 '내일 남방을 사야지.'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때 그 티셔츠를 사지 말았어야했어.' 혹은
'그저께 산 바지 진짜 마음에 든단 말이야.'라는 식이다.
이런 성향의 출처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내 기억으로는 제법 어렸을적부터 쭉- 이래왔던것 같다.
대학교 입학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신입생 환영회와 MT를 통해 같은 동기인 어떤 누나와 친해졌고
이런저런 유치한 장난도 자주 쳤었다.
그러던 어느날, 매점에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그 누나는 장난을 걸어왔고
난 그날따라 유별나게 큰 동작으로 반응을 보였다.
의도와는 다르게 그 반응은 그 누나를 주목받게 만들어버렸고
그 누나는 꽤 뻘줌한 상황에 처해버렸다.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다. 한참이 지나도록 괜히 미안했고
그렇다고 고작 장난이기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았다.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다가 결국은 문자로 사과를 하기는 했는데
사과를 하고 나서도 전전긍긍한 상황을 해결되지 않았었다.
반성을 자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과거 지향적인 성향은 그다지 해롭지 않다.
하지만 정도를 넘게 되면 후회를 넘어 집착을 하게 되고
현재와 더불어 미래의 발목까지도 붙잡게 되버리는
겁쟁이같고 비겁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 다다르게 된다.
위는 사소한 일례를 든 것일뿐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영향력을 끼친다.
길가다가 문뜩 몸서리치게 부끄러워서 혼자 얼굴을 붉히게 만들기도 하고
청승맞게 혼자 술잔을 기울여 조금 몸이 둔해질만큼 마실때면
했으면 안됐을 생각들이 가득 차게 만들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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