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Posted 2006. 5. 15. 23:32
-굉장히 감상적이고 두서없는 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적에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원래가 소심하고 반항적인 면이 전혀 없는 성격이라

초-중-고 단계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선생님들을 우러러 보다시피 했고

(물론 싫어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선생님이 하는 말은 귀를 팔랑거리며

곧잘 듣고는 잠깐이라도 아, 꼭 저렇게 해야지-하곤 했었기에

선생님이란 내 눈에 굉장히 빛나는 단어였다.


2006년, 스승의 날.

이제 이 날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스승의 날은 부모님들이 눈치봐가면서 돈 찔러주는 날이 되버렸으니

차라리 선생님 휴가나 하루 줘버리셈-하고 끝내는 식이 되버렸다.

와, 정말 이 나라는 어떻게 되려는 걸까-

물론 한국에 김봉두 같은 사람이 전혀 없는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선생님에 위신을 땅으로 내 던져버린다면

핸드폰으로 폭력 선생님을 잡는 것이 아니라 날라리 중고딩을 풀어주는 셈이 된다.


게다가 정말 안타까운건 어렸을 적 선생님을 보며 꿈을 키워

그 어렵다는 임용고시에 부대끼면서 겨우 교단에 설수 있게 된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직업은 단순히 경제적인 안정을 주는 것이 전부라는 거다.

자신이 누군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만족감, 이런 것이야 말로 삶의 질 향상 아닌가-


뉴스에서 국민 소득이니 뭐니, 청년 실업이니 뭐니, 이런 거 다 웃기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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