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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6 확장이 아닌 변신, WADE SIGNATURE OX-
  2. 2006.06.03 WADE SIGNATURE OX 10
  3. 2006.05.22 엄격함 속에 숨겨진 배려- STRICTLY BUSINESS 6

시그네쳐 슈즈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새로운 신발이 나왔다고 해보자. 그 신발은 치열한 시장 속에서 다른 회사의 신발들을 따돌리고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밤을 새며 설계 되었을것이며 설계를 마친 신발은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단점을 걷어내고 다시 재설계되는 되는, 이러한 많은 노력을 거쳐서 나왔을 것이다. 애지중지 만들어진 이 신발이 과연 빽빽한 시장 속에서 자리를 잡을수 있을까? 과연 조그만한 신발 하나에 모든 것을 받쳤던 연구팀들에 노력이 결실을 맺을수 있을가? 애석하지만 결과는 전혀 요소에서 결정 되어진다.

새롭게 뛰어든 이 신발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Air Zoom Vapor Drive가 발매시 획기적인 성능에도 불구하고 Ultraflight의 수려한 디자인과 zoom flight 라인의 간판에 의해서 완전히 묻혔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성능의 우수함도 물론 중요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보다 얼마나 관심을 모았느냐가 우선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긁어 모을수 있을까? 물론 화려한 디자인과 쿠셔닝의 성향, 브랜드의 이미지등도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그중에서 단연 압도적인 요소는 그 신발을 신는 선수가 누구냐-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시그네쳐 슈즈가 지니는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단지 이름만으로도 끌어모으수 있는 마력이야 말로 가장 압도적이고 매력적인 암묵적 의미며 시그네쳐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렇기에 컨버스는 Dwyane Wade를 내새웠다. 그의 첫 신발은 엄청난 관심을 받았고 잊혀졌던 브랜드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에 걸맞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Wade가 그 관심에 걸맞을 만큼 뛰어난 농구화였는가- 물론 신어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신어보신 분들이라면 명쾌하게 답변을 내릴수 있을까- 글쎄, 르브론의 첫번째 시그네쳐를 기억한다면 글쎄- 만이 답이 아닐까 싶다. 이것 또한 시그네쳐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신발 자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좋아하는 플레이어를 상상하며 신는다면 충분히 잊혀질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신어보지도 않고 이름만으로 구입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Wade Signature OX가 나왔다. 홀로 컨버스를 짊어지고 나가는 웨이드의 시그내쳐 슈즈에 로우컷 마저 나온 것이다. 과거에는 로우컷은 스니커 형식으로 하나의 서비스에 불과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원래 모델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좀 더 간결하게 만들어지거나 오히려 단점까지 보완하며 나오고 있다. 그래서 심지어 로우컷만을 선호하는 소비자 층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어쩌면 요즘 농구화들이 미드컷이지만 옛날과는 달리 목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는 이러한 뛰어난 로우컷의 생산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것일수도 있다. 그만큼 농구화의 로우컷이 예전처럼 가벼운 영역이 아니기에 첫걸음에 범하기에 다소 과하며 버겁지 않을까 하는 것이 OX 발매에 대한 우려였다. 물론 트위너가 될것이라는 우려를 과연 이 작은 선수가 어디까지 갈수 있을까- 라는 기대로 바꾼 웨이드의 농구화이기에 우려와 함께 동반되는 기대는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려스러운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OX을 만나보자.



WADE가 예상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나이키의 다아나믹 핏을 떠올리게 하는 이너슬리브를 도입했던 융통성 때문이였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뛰어난 피팅을 제공하였고 컨버스에 대한 이질감을 단번에 날려버릴수 있었다. 하지만 뜻밖에 OX에는 이너슬리브가 빠져있다. 대신에 보드라운 재질과 다소 두터운 설포가 그것을 대신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굉장히 간결하고 가뿐하게 OX를 신고 벗을수 있을 뿐이다. 물론 뿐만 아니라 신발을 신었을때 전에 있던 타이트함이 없어 부담없이 신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도대체 무슨 의도로 WADE의 구성의 중심이자 퍼즐의 마지막 역활을 해주었던 이너슬러브를 빼버린 것일까. 이것에 대한 대답은 뒤로 미루기로 하자.



WADE의 쿠셔닝은 매우 당찼다고 들었다. WADE를 신어보지 못해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OX의 쿠셔닝 또한 당돌하다. 파일론 소재인 중창만으로 버티고 있는 이 구조는 air-sole의 풍성함과 zoom air의 쫀득함의 중간 단계정도의 체감인데 아쉬운 점은 다소 심심한 앞축이다. 푹-푹 꺼지는것은 마다하지 않을 만큼 풍성한 뒤축에 비해 조금 민감하다가 마는 밋밋한 앞축은 요즘 추세인 심심한 뒤축-체감이 강한 압축 구조와도 어긋나 있고 효과적이지도 않아 아쉽다. 그리고 충격 흡수에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반발력이 결여되어 있는 빈곤한 쿠셔닝 시스템은 NBA 최고의 스타이며 한 브랜드의 간판이 될 웨이드의 시그네쳐에 걸맞지 않는다.



레이싱에서는 갑피에 연결되어 풀리지 않게 잘 잡아준 끈고리에 비해 여전히 치명적인 마지막 끈고리를 고스란히 고집하고 있는데 OX에서는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다이나믹 핏을 완성시킨 이너슬리브의 부재로 인해서 발등이 착 달라붙는 듯한 피팅을 느낄수가 없었다. 이것이 마지막 퍼즐이였던 이너슬리브의 부재가 낳는 불협화음이다. 저렴한 가격에서 나이키의 다이나믹 핏을 느낄수 있었던 전작의 최고 강점이 잃어버리게 될 뿐만 아니라 이너슬리브가 없어지면서 그 속에서 다이나믹 핏을 마무리했던 힐컵도 신발 안으로 밀려나 버려 피팅은 주체성을 잃어버린다. 게다가 안이 넉넉해져버려서 사이즈 선택이 애매하고 10mm 단위라 중간 정도의 발사이즈에 유저들에게 OX의 피팅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작과 같이 천연가죽으로 되어있는 갑피에 의해 매우 유연하여 간결한 이 신발이 더 가뿐해진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주름이 잘 생길수 있는 날렵한 실루엣이지만 유연한 천연가죽 덕에 주름에 대한 걱정도 덜수 있다. 갑피 옆면에는 아가미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설포재질의 통풍구가 있어 통풍뿐만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스타일리쉬하다.



아웃솔은 유전자 배열처럼 꽈여져 있는 형태다. 전작과 같은 아웃솔은 기울어져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닿는 면적이 적어서 미관상 불안해 보여 많은 분들도 첫 인상이 좋지 않았을 것이며 나 역시 영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시합에 들어가자 접지력에 대한 걱정은 커녕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경기에 임할수 있었다. 비록 아웃솔이 좁고 생소하지만 든든히 보조 해주는 아웃트리거와의 조합이 잘 맞아 들어가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접지력을 보여준다.



자, 어떠한가- 과연 이것이 OX가 농구화로서 로우컷으로의 확장이 성공적이라고 볼수 있을까. WADE에서 가장 큰 역활을 했던 이너슬리브를 빠뜨려버린 OX가 말이다.

하지만 만약에 로우컷에 대한 평가의 방향을 잘못 잡았다면? 내가 지금 굉장히 오바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 글은 어디로 가야할것일까?


이너슬리브를 과감하게 빼버린 OX는 사실상 퍼포먼스적인 면에 대해서는 조금의 미련도 없어보인다. 아무리 요즘 대세가 퍼포먼스적인 강점을 그대로 남기고 간결함을 더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해도 컨버스는 그저 WADE가 지니고 있던 스니커로서의 요소만 남겨놓고 과감히 걸러내어 굉장히 가뿐한 OX를 만들어 낸것이다.


그렇다면 스니커로서는 어떠한가. 치명적인 이너슬리브의 부재는 스니커 OX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뿐하고 홀가분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OX와 함께 할수 있게 해준다. 이너슬리브 안에 있던 힐컵 역시 이너슬리브와 함께 신발 안으로 돌아가 부담없이 신고 벗을수 있다. 그리고 갑피는 천연 가죽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름에 대한 부담이 없어 관리하기 편하며 WADE에서는 이너슬리브 때문에 큰 역활을 할수 없었던 메쉬 소재인 통풍구는 이너슬리브가 없는 OX에서는 가뿐할 뿐 만아니라 상쾌하기까지한 착화감을 제공해준다. 게다가 로우컷이기 때문에 당연히 무섭게 깍인 힐과 복숭아뼈 부근에 두툼한 패딩까지 걸러내버린 상태며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유혹할수 있는 풍부한 체감에 저렴하기까지한 쿠셔닝이 펼쳐져있다.


글의 방향이 갑자기 바뀌어버렸다. 혹 읽으시면서 혼란스러울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 다시 정리를 해보면 컨버스에서는 단지 중창에만 의지하면서도 나이키에 부럽지 않는 체감을 마련하면서 날렵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천연 가죽으로 빚어내며 웨이드의 이름까지 단 신발을 만들어 낸것이다. WADE가 $90만으로 다이나믹 핏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OX는 $70(할인하면 $55정도)로 쿠션 체감이 air-sole과 zoom air 중간 정도이며 디자인까지 세련된 '스니커'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 정도라면 현재 굳건한 맥스류와 점점 치고 올라오는 보드화류에 의해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스니커 투성인 시장 분위기에서 OX는 충분히 한 자리 차지 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려 웨이드라는 간판을 단 이 슈즈가 말이다. 이너슬리브를 빠뜨린 컨버스, 과연 로우컷으로의 확장에 실패한것일까? 아니다. 이건 성공적인 스니커로의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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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DE SIGNATURE OX

Posted 2006. 6. 3. 07:57


첫 테스트팀.

이런 기회를 주신 슈즈홀릭의 로맨틱한 보이스를 가지신 비숑님에게 감사를-

너무나 과분하니 열심히 해야겠다아아아-

첫 느낌은 이게 컨버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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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서나 다수가 있고 그 다수들의 취향에 맞춰진 것들이 만들어진다. 한국 가요에는 SG wanna be 구조의 한국형 R&B가 있고 드라마에는 재벌2세와 숨겨진 가족사가, 쇼프로에서는 짝짓기 놀이가, 불과 5년전만해도 영화판에서는 조폭 열풍이 그 예. 이렇게 쉴새없이 쏟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SG wanna be의 앨범은 잘 나가고 재벌 2세의 숨겨진 가족 이야기와 아이돌 스타들의 짝짓기 놀이는 시청률이 높으며 조폭 이야기는 관객을 많이 불러 모을수 있기 때문이다.

농구화에서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취향이 있다. 물렁한 쿠셔닝, 이것이다. 무릎에 무리가 간다느니 발에 피로를 부가시킨다느니 말들은 많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나이키를 신봉하고 일단 물렁한 쿠셔닝을 메인 테마로 하여 새로운 신발이 나오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다. 특히 농구화는 좋아하지만 획일적인 생산에 의해서 폭 넓게 접해보지 못한 홀리커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기에 k1x는 미지의 영역이고 신비한 세계였다. 미 주류 브랜드인데다가 획일적인 흐름에 동참하기보다는 자발적인 자세로 신발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질적으로도 최고의 수준인 이 브랜드는 약간은 두렵지만 언젠가는 꼭 접하고 싶었던 소수들만의 특권으로 비춰지기까지 했다. 10년 가까이 농구화를 신어왔지만 피팅에 관해서는 거의 무신경했고 물렁한 농구화만을 뒤쫓던 청년에게 너무나 생소하고 색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STRICTLY BUSINESS, 이름 그대로 '엄격한' 그의 안내를 받아보자.



처음 발을 넣자 한때 국민 농구화로까지 불리웠던 T-mac 2가 떠올랐다. 아마 T-mac 2가 설포의 임팩트가 강했던 신발이라 역시 설포의 역활이 큰 SB의 첫 느낌이 비슷했던것 같은데 그렇다고 T-mac 2처럼 따뜻한 느낌이 아니라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였다. 그리고 신발이 발 전체에 달라붙은 것처럼 타이트했다. 발목은 높이에 비해 굉장히 풍성했고 쿠셔닝은 예상보다 생생히 느낄수 있었다.



발을 감싸고 있는 설포는 피팅의 시작이다. T-mac 2도 부드러운 메쉬 소재인 inner bootie가 발을 감싸고 있어 포근함 느낌을 주지만 재질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어서 통풍에도 문제가 있고 다소 답답한 느낌을 주는데 반해 SB는 설포가 두꺼워 다소 뻑뻑하지만 재질이 여유있게 짜여져있어 시원한 체감을 준다. 그리고 이 설포는 발을 완전히 감싸쥐는 신발 구조인 SB의 엄격한 피팅에 보이지 않는 배려다. 만약에 이런 설포가 없었다면 이런 끈적끈적한 피팅이 이렇게 포근하고 친근하게 다가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힐쪽에는 메모리 폼이 들어가 있는데 전작인 CG보다 더 두툼하다고 한다. CG는 일상화로 손색이 없을 만큼 발목이 자유로운 편이였고 이런 구조는 많은 사람들을 매료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깊이 들어가버렸다. 체감으로는 부족할런지 모르겠지만 발목이 얇아서 농구화를 고를때 발목 지지에 중요시 해야 하는 나에게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발목지지를 해줬다. 토박스의 변화와 함께 힐의 이런 변화에서 전작에 비해 엄격해진 k1x의 면모를 볼수있다.




레이싱은 가히 압도적이고 SB의 중심이다. V자형 구조인 이 레이싱때문에 신발 전체적으로 날렵한 형태를 취하고 있고 신발 끈 고리도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안정적으로 피팅을 할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다. SSU의 경우는 끈을 꽉 잡아 당겨놓고도 묶으려고 잠시 힘을 빼는 사이에도 스르르 풀어져버렸다. 뿐만아니라 이런 허술한 레이싱 구조 때문에 시합중에서도 계속 끈이 풀어졌고 시합 중간중간 흐름을 끊었어야했다. 하지만 SB는 그냥 끈을 잡아당기는 것만으로도 그대로 고정이 되어 풀어지지 않았다. 끈까지 묶고 나면 마치 GP2나 스터너에서처럼 지퍼를 올린 수준의 안정감을 주었다. 그렇기에 k1x 에볼루션처럼 위부분을 쭉-당기면 밑에서부터 당겨지는 모습이 아니라 끈 한올 한올이 각자 따로 고정되어 있어 밑에서부터 하나하나 조여 매면서 묶어야 되는데 두터워진 힐의 메모리폼과 함께 이런 레이싱 구조가 CG에서 간결했던 신고 벗는 동작이 다소 번거러워지게 한다. 이런 낯선 피팅을 경험하면서 처음에는 감을 잘 몰라서 무조건 꽉 묶었는데 아킬레스건 반대쪽 부분이 굉장히 아파 첫 시합 내내 고생했다. 알고보니 혀가 유연한 편이 아니고 길이가 애매해서 마지막 끈을 너무 꽉 묶어버리면 혀의 맨끝의 k1x 마크와 지속적으로 부대끼게 되서 아팠던 것이였다. 참고하셔서 피해보는 일 없으시길-



낮은 토박스, 이런 구조는 정말 싫어했었다. 피팅도 좋지만 발이 답답해진다면 다 소용없는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SB는 우직하게 밀어붙였다. 처음 신었을때는 설포의 재질은 산뜻했지만 굉장히 타이트한 느낌과 발에 신발에 달라붙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 이유는 이 토박스 때문이다. 이 낮은 토박스는 설포를 감싸쥐고 있는 발을 다시 한번 더 눌러 내려 완전히 신발이 발과 하나가 되는 찐득한 피팅에 기여하고 있는데 처음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뛰면 생소한 이 느낌이 거북할수도 있다. 나 역시 이렇게까지 달라붙는 체감은 처음이라 몇 경기는 굉장히 생소했는데 모든 건 시간이해결해줬다. 그리고 아는만큼, 경험해본 만큼 보이는 법 아니겠는가- 시합을 거듭할수록 생소했던 k1x표 피팅을 점점 몸이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점점 빠져들어갔다.




앞축에서 whuita가 발가락 끝까지 받쳐주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느꼈던 CG에서의 트러블은 해결뿐만 아니라 근엄한 이 신발 속에 또하나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발가락은 꼼지락 거리는 것만으로도 체감 할수 있는 이 쿠셔닝은 아디프랜이나 줌 에어만큼의 임팩트가 있는, 즉 물렁한 체감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넓은 범위로 인해서 느끼기에 물렁하지는 않지만 만족스러운 체감이였고 뛰어난 반발력으로 달리고 뛸때마다 발을 떠밀어 준다. 게다가 족저근염 증상이 있는 나는 요즘 경기를 뛰고나면 발바닥에 통증이 있곤 했는데 폭신한 아디프랜이나 물렁한 줌에어가 아닌 이 농구화을 신고는 2-3시간 농구를 하고도 발바닥 통증도 거의 없고 매우 가뿐해서 이런 반발력 위주의 쿠셔닝이 오히려 발의 피로를 적게 할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전체적으로 무뚝뚝한 자세를 취하는 SB, 이걸 그대로 따라는 뒤축은 매우 심심하다. 아마 이 부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10만원이 넘는 돈을 이 신발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을 것이다. 물론 파일론과 메모리 폼의 조화는 충격 흡수를 충분히 흡수 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에 k1x가 한발을 양보해서 처음 공개했을때처럼 뒤축에도 WLOTC라도 삽입됐다면 상황은 바뀌었을수도 있다.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뒤축이 푹푹 꺼지더라도 눈 꼭 감아 한번 모른척 해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끔 만들어주면 그만아닌가-? 몇주전에 주말을 이용한 SB 파격 할인 이벤트까지 하며 고전하고 있는 k1x, 이렇게 우직하게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아웃솔은 전작에 비해 넓이가 넓어지고 좀더 촘촘해졌고 그로 인해 내구성은 떨어진것으로 알고있다. CG의 접지력이 얼마나 우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구성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한번 SB를 신고 먼지가 지독히 쌓인 우레탄 코트에서 뛰어 보는 것을 권해주고 싶다. 실내코트에서 만큼의 접지력 느낄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뛰어난 접지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마다 하다못해 우레탄 코트도 1,2개씩 찾아볼수 있는 요즘 세상에 내구성때문에 신발을 애지중지할만큼의 허술한 내구성도 아니였다.




두터운 설포로 발은 안고 그 위로는 얇고 예민한 갑피가 감싸면서 매듭 지어진다. 이 얇고 유연한 갑피는 체인지오프디렉션이나 스핀 무브를 할때 포근한 설포와 충실한 레이싱 시스템으로 단단하게 잡힌 발을 친절하게 갈 방향으로 인도해준다. 매끄럽고 조화로운 구조다. 그리고 안쪽 갑피에는 두꺼운 설포의 통풍을 위해서 통풍구를 사정없이 뚫어놨다. 물론 경기를 뛰고 나서도 뽀송뽀송한 양말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T-mac 2처럼 사우나 지옥은 면했으니 이 역시도 만족스럽다.




k1x, 아직까지도 주변에 이 브랜드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런 비 주류 브랜드가 사람들의 이목을 잡는 방법 중 가장 쉽고 가장 안전한 것은 애석하지만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비자에게 끌려다니다보면 고유의 색깔은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고 만들어졌다고 해도 금방 색을 잃어버리게 되버린다. 이처럼 불리한 위치에 있는 k1x사 는 전작 CG보다 더욱 능적적으로 만들어진 SB를 우리들에게 내밀고 있다. 더 엄격해진 틀속에 자신의 색깔을 명확히 그려내고 그 속에 작은 배려들을 숨겨놓으며 세련된 자세를 취하면서 말이다. 더욱이 나처럼 끊임없이 나오는 수동적인 신발들속에 취해 점점 신발에 대한 견해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죄스러워하는 어린 홀리커에게는 이처럼 좋은 가이드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피팅을 중요시 하는 유저들에게는 마치 맞춤형 신발 정도의 만족감을 줄 것이고 좀 더 넓고 깊게 농구화의 세계로 들어오고자 하는 홀리커들에게 SB는 분명히 자상하게 생소한 세계로 인도를 해줄것이다. 엄격하고 근엄한 모습을 하면서도 슬픔에 빠진 제자를 꼭 안아줬던 코치 카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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