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편지.

편지를 쓰기 싫어하고 받아본적도 극히 적어.
요즘같은 세상에 무슨 편지야, 글쎄-
마우스 몇번 흔들라치면 해외 통화도 안부러운데 말야.

근데, 대한민국 고유의 문화의 군생활에서는
편지만큼 좋은게 없다더라. 하긴 그리 갇혀 살면 연락할틈도 없고 그럴테니.

태어나 처음 받아본 군사용 편지.

자랑 좀 하자면 이 녀석은 나랑 21년짜리 친구야.
참고로 내가 21살이니 요놈하고는 태어나자마자 친구 먹었던 셈이지.

그런 녀석이 군대를 간다더군. 몸도 열라 좋아가지고 별 무리 없을것 같았어.
뭐, 이 녀석도 담담했고. 근데 이녀석이 입대를 할때 논산에서 나한테 음성 사서함을.
남겼는데 내가 그걸 며칠 후에야 알고는 확인해봤는데 그때야 와닿더라.
이녀석, 군대를 가버리는구나 하고 말야.

무려 강원도!!

그리고는 날라온 군사용 편지.
열라 구리구리한 디자인의 편지지에다가 이것저것 다 적었더만 녀석.
남자한테 듣는 '보고싶다'는 말도 그럭저럭 들을만 한 소리였어.

구호 자랑이라니, 녀석-

이녀석은 참 긍적적인게 강원도 철원에 백골부대에 떨어졌는데.
백골부대가 뼈대있는 군대라서 기분 좋댄다, 아이고 이놈아-
구호까지 자랑하면서 편지지 접은 면에 써서 보냈더라고.

오호, 훈련병. 열라 저까지 자빠지고 있겠군.

암튼, 열라 기분 좋아서 이녀석 휴가 나오면 술 한번 제대로 사줘야겠어.
자식, 요새 눈 많이 오던데 눈 치우면서 저까지 자빠지겠군.

고생해라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