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며칠전에 인터넷을 떠돌다가 기사를 읽게 됐는데.
마왕이 100분 토론에 나온다는 거야. 그래서 속으로는 '이사람이 왜?'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기사를 읽어보니 이번 주 100분 토론 주제가 '대마초 논란'이더라.
물론, 귀찮기도 하고 관심도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100분 토론은 나오는 사람들이 매번 열라 딱딱하거나 열라 고집쟁이라
관심이 가는 주제가 나오더라고 채널을 돌려버리게 됐는데.
마왕이 나온다길래 마왕정도의 딱딱함 정도면 그래도 들을만하지 않겠나 하고.
허이짜- 허이짜- 웃찾사도 팽게치고 시청하게 된거야.
우리학교에서 강연을 할때도 생뚱맞게 대마초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마왕.
그때부터 대마초에 대한 생각도 바뀌고 되고 관심이 조금은 갔었어.
그래서 보는 내내 흥미로웠는데.
보면서 내가 뼈져리게 느낀건, 대마초 논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논리적이고 순서에 맞게 '말하기'의 중요성이야.
이 100분 토론에서 비범죄화 주장한 사람측에는,
신해철씨와 주왕기 강원대 약대 교수님이 계셨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비슷한 말을 하는데.
어쩜 듣는 나에게는 그렇게도 다를수 있는지, 참-
주왕기 교수님은 남에 말은 듣지도 않으면 자기 얘기는 계속하고,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데 그야말로 순서도 없으며 논리는 실험자료로 숨겨버리셨어.
열라 구린 발음으로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미국 연구소 이름이나 나열하고 말야.
반면, 마왕은 남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다투는 동안에도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조용히 듣기만 하다가 사회자가 발언 기회를 주면 사회자가 바라고 있는 답변과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반대 의견을.
마치 글로 쓰듯 잔잔히, 게다가 예까지 들어가면서, 말하더라-
따지고 보면, 그 주왕기 교수님을 매번 실험까지 해 가면서 마약을 연구하셨을테고.
논문도 여러개 발표하셨을거야, 뭐, 신해철이야 가사 안 나올때마다
대마초 몇번 피면서 대마초 비범죄화에 대해 필요한 논물 몇개 봤을 뿐이겠지.
지식의 깊이의 차이가 그렇게 깊을텐데,
도대체 보는 나의 입장에서는 주왕기 교수가 그렇게 주책일수가!!
초등학교 때 분명히 우리들은 말하기, 쓰기, 듣기를 배워.
하지만 사실 토론의 기회가 없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말하기라는게.
자기가 미리써온 글을 줄-줄- 읽는 것이 전부잖아. 그리고 듣기라 봤자,
그 읽는 걸 듣고는 '아 저쉐리는 길게도 썼네-' 이러고 말거든.
그렇게 자라온 나만 해도. 인터넷 이곳 저곳에서 글로 끄적거릴때는.
논리적이고 구조에 맞게 쓰지는 못하지만 말하기보다야 훨씬 멋들어지게 내 의견을
펼치는 편이야. 또, 인터넷상에서는 상대방의 의견도 제법 존중도 해주고 말야.
그러면서 막상 실제로 상대방과 말을 할때는 버벅대기나 하고,
남의 이야기 할때는 듣지도 않고 '아 이자식은 진짜 모르네-'하고 혼자 중얼거리지.
확실히 상대방을 보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존중하며,
그 주제에 맞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이고 구조적으로 말하는 것은 참 힘든거 같아.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이랑 이것저것 얘기하는 버릇을 가져야겠어.
그리고 100분 토론도 자주 보고 말야. 그렇지 않고서야 열라 주책맞던,
주왕기 교수님의 흥분하는 모습을 거울 앞에서 보는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
사진 출처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ps. 뽀송-뽀송한 신해철 사진을 올리고 싶어지만 역시 기사에 난 사진을 퍼오는게
더 나을것 같아서 이런 마왕 사진 올리는 거니, 마왕 골수팬들은 용서해줘요 'ㅁ';
저 역시 고스트네이션도 제법 자주 듣는 팬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