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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8 다우렁

다우렁

Posted 2007. 7. 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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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던 새벽에 책장을 훑어보다가 발견한 책 한권.

제주말로 우리모두 다함께라는 뜻인 '다우렁'이라는 제목의 책인데

이것은 중학교 3학년때 괴짜 담임 선생님께서

졸업이라는 좋은 추억을 기록으로도 남겨보자-는 취지하에 만들어지게 되었다.


워낙 괴짜 선생님인데다가 당시 우리반이 처음으로 담임을 하는

반이였기때문에 이런 저런 많은 이벤트를 준비해주셨다.

다들 더위에 지쳐서 에어콘이 가장 시원한 건물로

이리저리 피해다녀야 할 여름방학때 오만상 찌푸리게시리

우리들을 모아다가 무려 제주도 걸어서 한바퀴(미쳤다고밖에-) 일주 랄지,

단합이란 찾을수 없었던 체육대회가 끝나고 텅빈 운동장에 가둬놓고

믿음이라는 이름 아래 얼차레를 받았던 일이랄지,

반 전체가 집단 땡땡이를 치고 '러브오브시베리아'라는

영화를 보여주며 3학년 2반도 이 영화속에 남정네들처럼

우정을 깊숙히 아로새겨 살아가줬으면 하는 '깡샘의 감상문'을 나눠준 일이랄지,

기말고사가 끝나고 슬슬 이후의 등교가 의미가 없어질 무렵에는

4명씩 짝을 지어 하루 결석을 공식 허가후 하루동안 다같이 보람된 일을 하고

글로 써서 다음날 제출하라는,

다시 말하자면 교장선생님에게 '이제 학교 그만두렵니다'라고 했던 일 등,

중학교 3학년에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할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신경을 써 주셨다.


게다가 초-중학교 내내 돌 + 아이 라는 수식어가 달려도 까불되던 나에게도

'진취적'이라는 이쁜 포장을 해주시고 내가 써온 글들을 항상 재미나게 읽어주셨었다.

아마 이때부터 신이 나서 이것저것 써내려가기 시작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이 시절에는 가벼운 말 한마디로도 인생이 제법 바뀌는 모양이다.





하여간에,





다행히도 집 앞에 바로 졸업한 중학교가 있어서

가끔 가다 마주치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할수 있지만

그때 지독히도 담임을 귀찮아(깡샘, 죄송하지만 진실이네요)했던

3학년 2반 녀석들을 모아놓고 한번쯤 학교로 찾아가 테러를 해야겠다,

고 생각을 했다. 물론 잠 못들던 그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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