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호주 경기 있던 날 기분좋게 시청을 마치고 채널을 돌리던 중

TV, 책을 말하다 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책에 관련해서 이것저것 토론 형식으로 의견 주고받는 식에 프로그램으로

그날 소재였던 책이 축구, 그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이였는데 꽤 재밌었음.

남미 작가로 축구에 관해서 엄청난 정보량을 가지고 있고

묘사력이 뛰어나서 뭐 어쩌고 저쩌고- 라는 식인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축구 선수들에 관한 묘사.

그중 단연 기억에 남는건 마라도나 편으로 그가 선수 시절에

아르헨티나의 국가 사정은 매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마라도나의 출현은 시스템으로 가둬둘수 없는,

아니 시스템을 뛰어넘는 재능을 가진 선수 보는 즐거움 뿐만아니라

아르헨티나 국민들로 하여금 아, 정말 이렇게 한번 살아봐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그 어려웠던 나라 상황속에서 무의식중에 전달했다는 주장이였다.

축구 뿐만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이럴수만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 일까-


2.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잘 모르는데

너무 커져버린 월드컵에 대한 관심때문에 투덜거리면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쭉- 보고 있자니 축구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게 의외성이였다.

축구는 득점이 잦은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한골의 무게감이 굉장히 큰 스포츠다.

게다가 뇌에서 가장 먼 발로 하는 스포츠고 11명이나 되는 선수가 뛴다는 것.

이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전술이 꽤 된다는 것. 에.. 그러니깐 대한민국을 목 터져라 응원할만 하다는 소리.


3. 개인적으로 잉글랜드를 응원하는 중인데.. 그 이유는 딱히 설명하기는 그렇다;

아마 그냥 잉글랜드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좋아서 랄지, 유니폼이 이뻐서랄지,

뭐 그런게 아닐까 싶은데.. 완전 대 실망중 'ㅡ';

스페인, 아르헨티나, 독일 정도가 내 눈에 정말 강해보이는 팀이다.

아쉽게도 브라질 경기는 못봤다.

- 우리나라가 이겼다. 거품이다, 홈코트 4강이다,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 이겼다.

그것도 역전승. 호주-일본에 이어 이틀 연속 정말 재밌었던 경기.

골을 넣은 이천수와 안정환, 그리고 박지성도 물론 잘했지만

승리에 가장 공을 많이 세운것은 최진철이 아닌가 싶다.

사실 축구에 대해 잘 몰라서 최진철이 왜 잘했냐-라고

묻는다면 똑부러지게 설명할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ㅡ';

전체적으로 불안했던 수비라인과 갈피를 못잡던 홀딩 미드필더속에서

가장 안정감있게 수비를 해줬던 최진철이 있었기에 마음껏 공격을 할수 있었다.


- 단 한번도 우리나라가 4강 저력이라고 생각해본적 없고 한일 월드컵때 역시

운이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아직 우리나라 축구는 부족하고

자신있게 16강이라도 외칠만한 전력이 아니라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몇몇 거품팀들을 보면서 강한 자신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눅들어서 시청을 할만큼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였다.

물론 박지성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볼키핑 능력조차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적어도 잉글랜드처럼 워킹사커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


- 마지막 프리킥에서 시간을 끈것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물론 깔끔하게 슛을 한번 노리거나 세트플레이를 해서 끝을 냈으면 더 좋긴 했겠지만

우리나라는 원정에서 단 1승도 없는 팀이였고

언론에서는 16강이니 4강이니 압박을 주는 팀이였다.

첫 경기에서의 부담감은 엄청났을테고 지붕이 덮혀진 경기장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을 것이다. 우승후보도 아닌 언더독 팀이

1승을 위해서 그런 경기 운영을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 이호 선수, 왜 그러나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