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라이즈.

Posted 2012. 8. 2. 23:58

 희생으로 만들어낸 거짓 영웅 뒤로 숨어버린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 그렇게 고담에는 평화가 왔지만 언제나 평화는 조금 지루한 것이다. 그럴때 사람들이 추구하게 되는 것은 명분이고 배트맨이 흐트러놓은 정의를 쫓아 서로 으르렁거린다. 그렇다. 이것은 비긴즈에서 놀란이 처음 선 보였던 겉으로는 활기차고 밝아보이지만 속은 썩어있는 고담에 모습으로의 회귀다.

 새로운 악당 베인은 숨어있어서 낡아있던 배트맨을 부러뜨리고 고담시 전체를 흔들어버린다. 그리고 전작 다크나이트에서 폭탄을 설치한 두대의 배에서 했던 실험(?!)을 확장시켜 사회 전체에 묻는다. '정의는 무엇이며, 그리고 선과 악은 무엇이며, 그렇다면 사적 심판은 어디까지 수긍할 수 있나-' 결국 정의란 단어에 뒷걸음치고 베인에게 으깨지는 배트맨의 내면의 혼란과 정의에 홀려 스스로를 햙퀴는 고담시의 외면의 혼란은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가운데 카일을 통해 답을 낸다.

결국 죽어서 영웅이 되거나 살아서 악당이 되거나- 웨인은 자신이 시작한 불완전한 정의를 끌어안듯 혼란의 시작인 핵폭탄을 끌어안는다.

 하지만 정의에 대한 탐구와 사회에 대한 실험은 이미 전작에서 다루어진 것이고 브루스 웨인 홀로 두려움을 사색하는 모습 역시 전작에서 보여진 모습이기에 신선하지 않고 새로운 악당 베인의 '악'은 그렇게 많은 부연 설명을 해도 무섭지도 공감이 되지도 않는 '악'이었기에 심지어 영화 초반은 늘어진다. 예상대로 '조커'가 얼마나 위대한 악당이었는지를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증명됐다.

물론 다크나이트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3부작의 모든 부분을 꿰는 꼼꼼한 마무리라는 점에서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충분히 좋은 영화다. 한올도 빠짐없이 다 재단되어진 마무리일 뿐만 이나라 전설이 영웅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해피엔딩, 전설이 끝났다는 점에서는 언해피엔딩, 또 다른 전설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다시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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