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Posted 2013. 12. 24. 19:31

 부림 사건이라는 실제사건을 영화화한 변호인은 송우석이라는 인물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송우석의 입체성으로 인해 영화는 방향을 틀고 상승하며 폭발한다. 송강호가 지닌 짝눈은 그런 내면을 그대로 빚어내고 심심한 위트와 급한 성격과 흥분을 잘하는 모습까지 아우르며 극의 중점을 찍어낸다. 특히 공판에서는 간결하고 공격적인 대사를 소름끼칠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쏘아붙인다.(무려 송강호가 연기 리허설을 했다고 하니 뭐..)

 그리고 변호인은 잘 정리된 영화다. 플래시백을 사용한 것이 오히려 이야기의 매듭을 푸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인물을 위해 배경을 정리한 것 같은 느낌. 극장에 생각보다 나이 있으신 관객도 많던데 이런 친절함은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송우석이 첫 진술을 할때 긴 롱 테이크는 마치 부림 사건의 진실을 기록으로 보는 것 같다.

 송우석이 증인으로 나온 차동영과 대면하는 씬은 가히 폭발적이다. 마치 다른 국가관이라는 이성이 충돌하는 듯 보이다가 감성을 통해 분노로 솟아 오르는 송강호의 연기를 보는 쾌감이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닐까-


ps. 영화가 끝나고 스텝 스크롤이 올라갈때 든 생각 - 살아계셨다면 직접 보시고 어떤 표정을 지으셨을까. 허허. 내가 저리 팔다리가 길겠어,하고 웃지 않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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