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수술

Posted 2024. 10. 11. 03:21

정말 알 수가 없다.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겁이 많고 업무 외에는 모든 걸 미루는 놈이,
고작 땜질이 무서워 신경치료를 받고야 마는 놈이
도대체 왜 오늘 수술받을 걸 알면서도 응급실에 또 온 건지.
설명할 길이 없어서 억지로 끼워 맞춰봤자
그냥 누가 떠밀듯이 흘러갔다고 밖에.
걱정보다 겁이 나지 않았고 기대보다 심각했다.
미뤘으면 큰일 났고 오늘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텐데.

돌이켜보니 이런 일들이 숱하게 있었다.
수비수가 싫어서 농구를 시작한 것.
재수를 갑자기 안 하게 된 것.
할머니의 마지막 설날을 같이 한 것.
6mm로 방송을 시작한 것.
난생처음 소개팅시켜 달라고 한 것.
끓어오르는 당찬 결심으로 일으켜 세워 달려봐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제자리였다가
가끔 이렇게 누가 떠밀듯이 흘러가 버린다.
살아라,
혹은 이렇게 살아라.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라는 계속 맴도는 질문에
갑자기 마주하게 된 대답에 조금의 위안이 되는 걸까.
내 맘 같지 않고 무엇도 도와주지 않는 요즘.
또 갑자기 날 떠밀어 어딘가로 보낼 것을 기대해 본다.
늦어도 괜찮다. 윤동이와 함께라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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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ymenote 240417-

Posted 2024. 4. 17. 19:21

1.

칠 년 만에 포스팅.

 

2.

책을 좀 더 꾸준히 읽었고

운동을 좀 더 주기적으로 했으며

결혼을 하였다.

 

3.

결혼을 한 후에 첫 해외여행을 갔다 왔고

세 번째 여행인 이탈리아를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다.

 

4.

시차로 인해 하루에 2-5시간 정도 자고 있고

방금 편집하다가 코피가 났다.

 

5.

금주와 절주를 오가고 있다.

아마 조금 더 건강해질 테고 여러모로 우울하다.

 

6.

칠 년 전에는 확연해 보였던 일들이

지금 와서 보니 어떤 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앞에 벽이 나타난 기분이고

이건 모퉁이일 뿐이고 돌아나가면 새로운 길이 보일 거야-

라고 되뇌어본다.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ps. SNS와 숏폼 플랫폼으로 기록을 남길 곳은 많아졌지만

글을 쓸 곳은 없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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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그려내는 이스트우드의 영웅은, 역시나 스스로의 판단을 의심하고 자신을 압박하는 조사단 앞에서 당황하며 거리를 방황한다. 승객 모두를 구하고도 스스로를 의심하는 마음은 어디에 나오는것일까-

 안타깝게도 플래쉬백에서는 그의 트라우마도 성장과정도 찾아볼수가 없다. 그저 당황과 방황사이에 말그대로 반짝거린다.

 결국 스스로를 의심하는 마음은 40년 넘게 자신의 일 하나에 몰두해온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이스트우드가 가지고 있는 보수의 모습이고 꼰대의 자화상이 아닐까-

208초. 25분. 155명

존경스럽고 가슴 먹먹해지는 숫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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